하루키의 에세이는 일단 재미있습니다. 읽다 보면 절로 피식거릴 때도 있고 크크크크 하면서 격하게 동감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같은 여행 에세이는 하루키의 시각과 생각을 통해 생전 처음 가보는 곳을 둘러보는 맛을 느낄 수 있어 더 재미있습니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그리스 등 그가 집필 생활을 하면서 몇개월 몇년씩 살았던 곳을 다시 방문하여 느끼는 애착과 반가움을 같이 느낄 수 있었고, 라오스처럼 막연히 국가 이름 정도만 알던 곳을 여행할 때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깊이 동감했던 것은 여행(과 삶)에 대한 그의 태도입니다.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드러나는 즐거움과 기쁨은 모두 이런 것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을까요? 인생은 즐거움이든 놀라움이든 받아 들일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그런 감정을 던져줍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 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때로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곳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자, 당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든 떠나보세요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어디서 조사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어느새 이십 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이십 년쯤은 정말로 눈 깜짝할 새다. 뭐, 아무렴 어떠랴. 그것이 인생인데 (세 라 비).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