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인형

마른 찰흙인형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듯. 내 생명이 한뭉텅이씩 줄어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나는 아마 오래 살 수 없을 것이다. 아마 병에 걸릴테고 그래서 고통스럽게 죽어갈 것이다. 
위장과 대장에는 매해 용종이 자라고. 죽음이 손짓하는 우울증도 있고 땀이라도 날라치면 피가 나도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이 있다. 엊그제는 갑상선 결절이 있으니 조직검사를 해보라는 권고가 있었다.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내 죽음을 대비하느라 입시생처럼 공부하는 아내가 안쓰럽다. 
50년을 살았다. 
이룬 일도 남길 수 있는 것도 없지만. 아쉽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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