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들 예준아.
이 편지가 네게 전하는 두번째 편지다. 첫번째 편지에서는 네가 제 철을 잊지 않고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되기를 희망했고 온전히 빛을 발하는 별이 되기를 희망했다.
어쩌면 그것은 너무나 큰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모쪼록 한 사람이 제자리를 찾아 일생을 살아내고 그 마지막 자리에서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을테니 말이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바람이란 결국 이렇게 완벽하고 거대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 욕심, 인지상정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아들.
네가 우리 가족이 된 지 이제 1년이 지나고 있다.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언제나,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의 흐름을 겪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어. 네가 앞으로 겪을 많은 일들에 대해서 쉽게 포기하지도, 쉽게 판단하지도 말 것이며 또 쉽게 좋아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한번을 끝까지 버티어내는 것은 그것을 아는 첫번째 관문임을 잊지 말아라.
아들.
네가 태어나서 돌을 맞이하기까지의 지난 1년간 아빠인 내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예준이 네가 아니라 나의 어머니, 즉 너의 할머니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어쩌면 그간 내가 헤아린 어머니의 마음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을 지 모르겠다. 네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을 보고나니 이제사 ‘아, 우리 어머니도 우리 아버지도 나를 이렇게 바라봤겠구나’하는 뒤늦은 깨달음. 그러나 내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네가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너 역시 너의 아들을 얻고나서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
인생은 뻔한 것 같지만, 이렇게 겪어봐야 아는 일도 많단다. 세상, 그리고 다른사람들과의 경험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혼자서는 별로 재미가 없기도 하단다.
아들.
첫번째 생일 진심으로 축하한다. 네가 겪은 이 처음 1년, 엄마 아빠도 처음 겪은 1년이야. 그래서 어쩌면 미숙한 부분도 많았을 테고 그래서 서로 힘들었기도 해. 앞으로 점점 익숙해질테고 점점 더 사랑하게 되겠지. 그런 날들을 상상하면 아빠는 몹시 즐거워진다. 우리 앞으로 더 행복하자꾸나.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예준아 생일 축하한다. 넌 이렇게 멋진 아빠의 아들로 태어난 걸 고마워 할 날이 있을꺼다. -아빠라 같이 일하는 삼촌이
예준이 생일 축하! 아빠의 멋진 성격 꼭 닮거라~ 얼굴은 아빠 안 닮아서 희구나앙~ 홋홋
우메 귀여운 거. 이빠 안 닮아서 다행이다~
jmirror, Sam, dobiho : 고마워요, 결혼 안 하신 분은 빨리 하시고 아기 안 가지신 분은 빨리 가지시고 셋째 없으신 분은 빨리 셋째 보시고~ 🙂
핑백: 요다, 인터넷 쇼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