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4월 즈음
생애 처음으로 월급을 받던 그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받는 돈과는 또다른 느낌.
내 몫의 삶이 시작된다는 자부심.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만큼 묵직해지는 여유.
쇼핑을 할까?
집에 갈 때는 과일도 좀 사야지.
동생한테는 립스틱도 하나 사주고.
할머님 용돈도 드리고.
이 참에 적금도 하나 들어야 겠다.
…
…
지금은 그때에 비해 몇배의 월급을 받고 있지만
기분은 그 몇배만큼 가라앉는다.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삶을,
시간을,
스트레스와 피곤을,
그리고 내 영혼의 자유와 평화를
어디엔가 ‘팔아 치운’ 댓가라고.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내게는 지름신이 알현했을 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