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의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를 하루 반만에 끝내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시작했다.
참고로 바나나 소설집의 후반부 몇작품은 매우 수준 낮은 작품들로 채워져서 시간낭비를 하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고, 글을 짜낸 티가 역력하여 글 쓴이와 읽는 이의 피곤함이 극에 달한다.
그 즈음에 소설 책도 음반처럼 싱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른바 싱글 소설소설 13여개가 8000원이니까, 그 10쪽짜리 소설은 하나에 620원 정도, 오호!
싱글 소설은 990원에 팔면 딱이다.
장편소설도 특징적인 부분을 싱글로 출간할 수 있다. 독자는 읽지 않을 책을 사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 풀판사는 소설의 판매량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소설가다. 음악과 달리 장편 소설은 전체가 완성되어야 의미 있는 구조가 아닌가 말이다.
무엇보다도 싱글 소설은, 문학을 철저히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문학이 상품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는, 물론 별개다.
– 여기까지 싱글 소설에 대한 망상. 🙁
설국의 도입부는 매우 사실적이다. 옷깃을 여미고 싶을 정도로 찬바람이 부는 기찻간에 대한 묘사가 농밀하며, 천진한 게이샤를 얼르는 시마무라를 보자니 웃음이 절로 난다.
기대되는 작품.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오래전 야스나리 야스나리하길래 호기심에 을 느끼기만 해서 인지, 줄거리라든지 필이 꽂혔던 부분이라든지 가물하군요. 일본 특유의 서정, 영화 감각의 제국을 읽는 듯한 느낌은 남아 있습니다. 감정이 느리게 증폭되곤 했던 이유가 인물과 공간에 대한 묘사가 세밀해서 였는지, 감각적이여서 그랬는지도 가물하네요.(결국, 책! 좀 돌려보잔 이야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