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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스런 사랑 – 황지우

용암물이 머리 위로 내려올 때
으스러져라 서로를 껴안은 한 남녀;
그 속에 죽음도 공것으로 녹아버리고
필사적인 사랑은 폼페이의 돌에
목의 힘줄까지 불끈 돋은
벗은 生을 정지시켜놓았구나
이 추운 날
터미널에 나가 기다리고 싶었던 그대,
아직 우리에게 體溫이 있다면
그대와 저 얼음 속에 들어가
서로 으스져라 껴안을 때
그대 더러운 부분까지 내 것이 되는
재앙스런 사랑의
이 더운 옷자락 한가닥
걸쳐두고 싶구나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한 말은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화산암 속에서든 얼음 속에서든
하얀 김처럼 남아 있으리라

ps. 시와 산문이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했습니다. 첫번째 포스팅을 황지우시인에게. 미학과가 미술하는 곳인줄 알았다는 진짜 시인.

관련 글  시. 기우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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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스런 사랑 – 황지우”의 2개의 댓글

  1. 두 번의 독회를 견딜 수 있는 시를 쓰는
    몇 안되는 시인…
    흰 머리칼이 동안의 얼굴과 매치가 안되는,
    시보다 더한 독설을 내뱉는,
    그를 기억합니다.
    시를 빌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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