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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이 떠난 지 벌써 10주기가 되었군요…

오늘 2월 13일이 김남주 시인이 떠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랍니다.
그의 10주기를 추모하며 평전이 나왔습니다.
김남주 평전/ 한얼 미디어/ 2004

늘 그랬습니다.
김남주 시인을 읽을 때면 항상 얼굴이 붉어질 만큼 부끄러워 졌습니다.
그 당당한 삶의 자세만큼이나 크낙한 그의 시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졌습니다.
내 가는 길에 의문이 들어 가슴이 답답해질 때면, 언제나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던.
시인이기 이전에 혁명가였던 그의,
시퍼렇게 날 선 고함소리가 그립습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또 그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김남주시인의 홈페이지 : http://www.kimnamju.co.kr/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내가 심고 가꾼 꽃나무는
아무리 아쉬워도
나 없이 그 어느 겨울을
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꽃은 해마다
제각기 모두 제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늘 찾은 별은
혹 그 언제인가
먼 은하계에서 영영 사라져
더는 누구도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오늘발처럼
서로 속삭일 것이다.
언제나 별이
내가 내켜 부른 노래는
어느 한 가슴에도
메아리의 먼 여운조차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노래가
왜 멎어야 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관련 글  서른 여섯번째.

“김남주 시인이 떠난 지 벌써 10주기가 되었군요…”의 3개의 댓글

  1. 우연히 여행도중 방문했던 그의 생가 앞에 고은이 쓴 추모명패가 있었네요.
    한 시대의 정신을 반추하던 그를 기리기엔 고작 스텐렌스 재질의 명패 하나는 너무 초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하긴 그곳에서 바로 길건너 동네에 위치한 시인 고정희의 생가엔 그나마 명패조차도 없어서 사람들에게 한참을 물었으니 ㅡ_ㅡ ; –
    그의 기거하던 방은 정말 작더군요. 그리고 그의 고향은 정말 너무나 조용해서 시간이 정지한듯한 느낌까지 받았어요. 그런 곳에서 인간과 사회의 혁명
    을 사유했던 시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자 했는데 생가에서 조금 내려간 곳에 어설프게 만든 골프연습장이 있더군요.
    그 시골동네에 골프연습장이 있었던 것도 어이없었지만 차라리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던가 하지 전신주로 얼기설기 그물을 엮은 그 몰골이 어찌나 볼썽사나웠던지 가뜩이나 심란했던 마음이 열배는 더 어두워져서 돌아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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