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에 뜬금없이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할머니와의 몇가지 기억들…
- 초등학교 때는 거의 외할머니와 생활했으니까 학교 숙제를 외할머니가 봐주시기도 했는데 언젠가는 탈 만드는 것을 도와주셨다. 할머니는 예쁜 각시탈을 만드셨다.
- 샌드위치를 만드는 실습 때는 오렌지 쥬스를 타주시기도 했고.
- 학교 가기 싫어 배가 아프다고 엄살을 피우면 내내 배를 쓸어주기도 하셨다.
- 음식을 참 정갈하게 만들어주셨고.
- 언젠가의 생신 때는 내가 벽에 거는 십자가를 사드렸는데 그게 꽤 오래 할머니 방 벽에 붙어 있었다.
죄송스럽게도,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나는 우리 자식들을 생각하고 챙기느라, 할머니가 날 챙기고 생각하는 만큼 슬퍼하지 못했다.
출근길, 오월의 햇살만큼이나 따뜻한 외할머니의 눈길과 품과 마음씨가 그리워졌다.
죄송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