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으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던 당신은 마침내 하나의 팀을 관리하는 팀장이 되었다.
먼저 축하한다. 그리고 먼저 위로한다.
짐작컨대 아마도 앞으로의 1년은 당신이 겪어왔던 그 어느 시간보다도 힘들 것이다.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당신이 성과를 내는 방법과 취해야 할 태도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
흔히들 리더/팀장이 갖춰야 할 자질이라고 꺼내드는 단어들은 이렇다.
올바른 인격과 성품, 열정과 자신감, 끈끈한 대인관계를 만드는 부드러움, 팀원을 불붙게 만드는 동기부여, 객관적이고 엄정한 평가, 폭 넓은 정보 채널, 일관적이되 열린 태도…
장담하건대 예수도 이 모든 것을 갖추지는 못했을 것이다. 걱정은 접어두시길.
신임 팀장이 된 당신에게 보내는 첫번째 충고는 ‘성능 좋은 자판기가 되라’이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일이다. 다음을 잘 읽고 성능 좋은 자판기가 되도록 노력하라.
우리는 자판기에 동전을 집어 넣으면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길 바라지는 않는다.
500원을 집어넣으면 500원짜리 커피캔이 나올 것이라 예측한다. 1,000원을 집어 넣고 500원짜리 커피캔을 뽑으면, 500원의 거스름돈이 나오길 기대한다.
성능 좋은 자판기는 결국 들어간 동전만큼의 상품을 내뱉는 기계를 뜻한다. ‘좋은 상품’이 아니라 ‘들어간 동전만큼의 상품’임을 잊지 말라.
- 언제나 동일한 요금을 받을 것
어떤 날은 30분의 지각에 미소가 나오고 또 어떤 날은 5분의 지각에도 불호령이 떨어지면 안된다. - 누가 자판기를 이용해도 동일하게 작동할 것
늘 나의 편을 드는 김대리의 지각에도, 사사건건 반론을 내는 최과장의 지각에도 당신의 반응은 항상 같아야 한다. - 자판기의 상태에 무관할 것
당신이 최고의 기분일 때와 최악의 기분일 때, 김대리의 보고서에는 동일한 점수를 주어야 한다. - 자판기의 판매 실적에 무관할 것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이어도 이제 막 만들어진 신생팀이어도.
팀원들이 당신에게 입력하는 모든 행위-근태, 업무 성과, 보고서, 심지어는 회식까지-에 대해서 팀장은 늘 동일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리더가 갖춰야 할 첫번째 덕목은 바로 500원의 동전에는 500원의 커피캔이 나가는 ‘일관성’임을 잊지 마라.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
‘자판기’ 라, ‘일관성 있는 반응’ 을 보인다는 것에 대한 재미 있는 비유네요~
솔직히 쉽진 않아요.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달콤한 말 해주는 부하직원이 눈에 들어오는 건 사실이거든요.
핑백: 프리윌 하늘을 날다
http://ifreewill.tistory.com/36
프리월님의 트랙백이 깨진 모양입니다.
첫번째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라는 뜻이었어요.
오랫만에 방문했더니 컨텐츠가 아주 풍부해졌군요. 새직장 옮기신 후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긴듯해서 다행이네요^^
팀장으로서의 첫번째 덕목..그래야하지만 실제는 신의 영역 수준인 덕목을 꼽으셨군요^^;;
앞으로 자주 놀러올께요~~
ㅋㅋ 여유가 생긴 척 하는 걸 겁니다.
송년회 해야지요! 명동에 학배가 이사를 왔더라고요, 조만간 찾아 뵙기로 했습니다.
핑백: 요다, 인터넷 쇼핑하다
ㅎ… 아주 오래전에 쓰신 글인듯 한데 최근 저에겐 힘이 되네요.. 매일매일 사는게 힘듭니다…ㅠㅠ
아. 겪고 버티고 지나고 나면, 좋은 리더가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에요.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가짐.
잊지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