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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두번째 생일에 아빠가 보내는 편지

나의 아들 예준아.
1년 전의 오늘에는 겨우 걸어다니기 바빴던 네가 어느새 이렇게 자라 온 집안을 쿵쿵 거리며 뛰어다니고 있구나. 덕분에 아래 층 아줌마가 소음 문제로 종종 우리를 못살게 군단다.
그러나 이 아빠는 네가 그렇게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기만 하구나. 그 흔한 감기 한번, 잔병치레 한번 없이 무럭무럭 커서 아빠, 엄마 그리고 너의 외할머니까지 무척 감사하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너는 태어나 4개월째 되던 날부터 1년하고도 8개월을 외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나중에라도 네가 이런 일을 진심으로 감사히 여길 날이 있길 바란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을 이제사 조금 알 것 같은 나를 보노라면, 이 아빠가 그러했던 것처럼 너도 아마 네 자식을 품에 안고서야 겨우 그 큰 사랑을 헤아리게 될 것 같구나.
아빠는 이제 곧 불혹의 나이로 접어든다. 무엇엔가 제대로 ‘혹’해보지도 못한 채 ‘불혹’을 맞이하려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조급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안하기도 하단다. 이제 두살인 네게 1년은 생의 절반이라는 길고 긴 시간이지만, 아빠에게 1년은 생의 1/40 밖에 되지 않아. 이처럼 네가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시간은 빨리 지나갈 거야.
순간과 시간이, 살아 있는 지금이 곧 너의 미래이고 곧 너의 인생이 됨을 잊지 말거라. 얼마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일이고 무엇을 갖고 사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란다.
나는 너를 보면서 이 사회를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 네가 어디에 서 있더라도 만인을 위해 살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싯구도 있지만, 그럴 때 네가 정말 자유로워 질 수 있을거야.
우리 아들의 영혼이 늘 자유롭기를 바라며 두번째 생일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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