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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강을 건너다

그 곳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삶이 있었다. 큰 강을 사이에 두고 강 이쪽은 현재의 지구와 비슷하지만 훨씬 덜 분주하고 훨씬 더 깨끗한 일상이 있었고, 강 건너 저쪽은 알 수 없는 곳이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강을 건너간 사람들과는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크고 작은 이별이 쉴 새 없이 진행됐고 사람들은 조용히 강을 건너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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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제사 –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은

아버지의 …그러니까 24번째 제사가 있었다. 열심히 상을 차리고 먼 곳에서 숙부와 고모가 오시고 적당한 제례에 맞춰 술을 올리고 절을 하고 음복을 하면서, 나는 내내 사람을 기억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이 죽은 후의 장례식을 비롯한 모든 행사는 오히려 남아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안전함을 되새기는 의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매해 이 행사에서 나의 삶과 아버지의 삶을 비교하게 된다. 특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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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제사

아버지 제사를 지냈다. 24번째. 24년 전 그날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교통사고로 위독하다는 전갈을 전해듣고 선임들이 휴가를 챙겨 날 내보냈다. 병원에 도착하여 안내하는 분께 병실을 물으니 장례식장으로 가라고 했다. 다시 물었다. “위독하다고 하셨거든요” 장례식장이 맞다고 했다. 어머니는 흰 소복을 입고 눈이 부은 채로 울고 있었고, 정복을 입고 나온 나를 붙잡고 어떻게 하냐고 하셨다. 그제서야 위독하다고 전해준 선임하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