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예정된 대표 보고가 오전 10시 30분으로 당겨졌으니 일찍 준비해달라는 전화를 오전 10시 5분에 받았다.
그 시간 한참 출근 중이었던 나는 시간에 맞출 수 있을 지 없을 지 간당간당해 조바심이 났다.
회사는 자율근무제를 운영 중인데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지 않되 맡은 책임에 대해서 24/7 빈틈 없이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社측에 유리한 제도다) 그래서 사전에 조율된 미팅이 아니라면 급작스런 미팅에 동료들이 참석하지 못해도 그들을 탓 할 수 없다.
아침 보고에 참석하기로 했던 인원 8명 중 3명은 참석하지 못했다. 누구는 아침에 영어학원 들르느라 , 누구는 좀 늦게 출근, 보고자인 나도 간신히 참석했다.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 아닌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변경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율근무제로 출근 시간을 기약할 수 없는 데 불과 20분 전에 미팅 시간을 변경하다니.
약속과 규칙은 지켜질 때 의미가 있다.
하물며 대표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회사의 규칙을 아무렇지 않게 깨는 것을 보고 자율근무제의 진정한 취지와 배경이 무엇인지 곱씹었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