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15:30
날은 무척 덥다.
달랑 옷가지 몇개만 든 배낭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다 버리고 오자.
7/31/16:30
What the hell! 왼쪽,새디스트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남자와 여자는 계속해서 서로를 괴롭히고 있고 오른쪽,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찡찡대는 꼬마녀석, 앞엔 엉덩이를 들이미는 입석의 아줌마. 아이들은 싫다.
7/31/20:00
길이 많이 막힌다.
느리다. 느림에 익숙하지 못하다. 느림에 익숙하지 못해 불안하다. 이것이 ‘현대’ 혹은 ‘문명’이라고 지칭되는 가속인가?
7/31/20:05
가만 생각해보니까,
내가 불안해 하는 이유는 느림에 익숙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지 못하는 데 있었다. 아니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이유. 아침 8시부터 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비극적이다. 말을 하지 못한다는 그런 한심한 이유로 이렇게 초조해하다니!
7/31/21:40
여기는 마산.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은 없다. 그 하나 뻘건 십자가. 일견하기에도 지옥!
7/31/22:10
마산 지나서 옥수. 여독이 쌓인다는 생각이 들만큼 피곤하다. 하지만 달은 참 밝다.
7/31/22:50
충무! 드디어.
7/31/24:50
짐을 푼다. 베란다에 서면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라…..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