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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 그래디 핸드릭스

  • yoda 

추천합니다.

제목이 근사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놀랐던 것은 ‘무엇보다 생생한 묘사’였습니다. 예를 들어 미스 그린이 쥐떼의 습격을 받는 장면이나 퍼트리샤가 제임스의 다락방에서 오래된 이불 더미에 숨어있는 장면 등은 정말이지 오감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문장이라 징그럽고 더러워서 계속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쥐떼가 가족실을 뒤덮었다…다리가 세 개인 놈과 네 개인 놈들, 꼬리가 긴 놈과 없는 놈과 혐오스러운 놈들이, 번뜩이는 시커먼 눈, 씰룩이는 수염, 꿈틀대는 꼬리, 문간이 온통 놈들의 몸뚱이로 버글거렸다….서로의 몸을 타고 넘으며, 빽빽하니 꿈틀대는 덩어리를 이루며, 더럽게 엉겨붙은 털들로 소용돌이 치는 수영장처럼 가족실 바닥을 뒤덮었다…

‘미국 남부 여자’라는 표현에는 순종적이고 가정적인 주부 이미지가 붙어있나 본데, 작가는 뱀파이어에 대응하는 북클럽 여성들을 통해 그런 고정 관념을 뿌리뽑고 더 나아가 여성의 강인함-청소 경력이 40년이라거나 간호사 일을 한다거나-에 대해 매우 신선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소설을 마무리하고 나서도 작가는 재미를 주는 일을 멈추지 않는데, 책 제목과 어울리는 ‘독서 토론을 위한 가이드’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고, 북클럽의 연말 행사 안내문이라던가 키티의 편지라던가 범죄실화 이야기 목록 등을 추가해두었습니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재치를 보여줍니다.

뱀파이어를 처치하는 뭔가 대단한 방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대체 어떻게 와해된 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끝까지 끌고가는 구성이 감탄스러울만큼 천연덕스럽습니다.

뱀파이어보다 더한 괴물이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작가의 말에 100%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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