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라 불리우는 구글의 AI가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체스는 이미 컴퓨터를 이길 수 없게 된 지 오래지만, 그 수의 깊이가 체스와 비교되지 않을만큼 크고 복잡한 바둑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니 놀랍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손으로 나누는 대화, 수담.
6시간이 넘는 치열한 대국 후에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아도 복기를 통해 서로의 의견과 감상을 주고 받는 복기가 있는 게임.
바둑의 한수는 결국 가치와 위험을 측정하고 결과를 위해 최상이라고 추정되는 것을 선택하는 일종의 의사 결정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어떤 면에서는 AI가 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도 된다.
무수히 많은 대국을 거쳐 정석이라는 것이 만들어진 것처럼, 결국 알파고는 거대한 정석의 덩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여튼, 오래 전에 손을 놓은 바둑이 잠시나마 가슴을 뛰게 만든 하루였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