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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가드 (8/10)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

신은 초자연적이고 비논리적이라는 앤디, 모순적이지만 앤디는 타락하는 인류를 구원하고 있는 신이자 초월자 혹은 그 현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앤디는 원하지 않은 수백년의 삶을 살며 괴로워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견딘다. 메릭은 앤디를 500년간 물 속에 가둬 익사와 깨어남을 반복하게 해서라도 그 비밀로 돈을 벌고싶어한다.

이 둘의 대치는, 인간이 마땅히 바라봐야 할 저 높은 곳과 지금 인간이 구르고 있는 이 진흙탕의 대비에 다름 아니다.

십자군 전쟁과 나폴레옹, 1차 세계대전과 남북전쟁, 그리고 보스니아 내전까지. 전쟁의 역사를 훑어가며 남겨진 그들의 흔적은 사실 우리들 중 누군가의 모습일 수 도 있고, 바로 이 점이 올드 가드와 어벤저스가 다른 이유이다.

올드가드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올드 가드는, 불멸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필멸의 존재이기도 하다. 수백년을 살아 온 올드 가드 역시 자기 죽음의 시간을 알지 못하고 그래서 인류를 구원하고 있다면, 나 그리고 당신은? 우리 역시 남아 있는 견뎌야 할 삶의 시간을 모르니 올드 가드처럼 살아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ps. 여성과 동성애, 흑인. 올드 가드가 이렇게 짜여진 것은 그 누구도 위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뜻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지만, 롤랑 바르트 주의자의 강박인가 싶어 말미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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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가드 (8/10)”의 1개의 댓글

  1. 사형을 내릴 수 없는 배신한 동료에게 주는 가장 큰 벌이 100년간 서로 만나지 않아 외로움을 견디라는 대목에서 왜 사는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세 번째 삶을 사는 요다는 느끼는것이 다르것 같습니다. 이런 쪽에는 재주가 없지만 고민하던 것을 글로 남겨봤습니다. 요즘은 트랙백 문화가 없으니 링크 남깁니다. http://dobiho.com/4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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