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악? 테잎이 늘어져서 더이상 못 들어”
비현실적이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비현실적이다.
정상적인 인간의 귀가 눈치챌 수 없는 최고 수준의 음질이 언제 어디에서든 공급된다. 운전을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필요하다면 섹스를 하는 도중이라도 머리 속에 떠오른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다. 가수나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도, 허밍 몇구절을 스마트폰에 흘리면 안개 처럼 희미한 그 음악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아, 그 뭐였지? 러시안룰렛 나오는 영화의 주제가 말이야…”
사람들은 곧 없어져 사라질 것에 대해서만 애정을 표하고 갈구한다. 언제든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에는 더이상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소멸하지 않는 것은 권태롭고 위태롭다. 아쉬움이 없으니 지루하고 그래서 버려진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디지털 컨텐츠,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에 20년 간의 경력이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삶에는 후회가 없게, 죽음에는 두려움이 없게. 세번째의 암과 싸우는 cancer survivo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