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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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을 넣을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이 차를 움직이는 것은 태고를 뒤흔들던 포효와 어두움. 코를 찌르며 날아가는 거대한 짐승의 시취 혹은 땅 속에서 흘린 눈물. 지금의 나를 움직이는 것도 너의 지난 기억과 시간일게다.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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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다는 느낌이 들면, 바람만큼 사람을 위안해주는 것도 없다. 4월의 바람은, 바다보다 넓고, 사람보다 따뜻하다. 바람 부는 대로 갈 수 있다면, 바람의 나침반을 들수 있다면, 삶이 바람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거나 죽음이 바람의 색이라거나, 혹은 그 모두가 바람처럼 스러지는 것을 알고 있다면, 당신의 나의 바람임을 당신만 빼고 모두 알고 있었다면, 바람이 사랑이거나 사랑이 바람인 것을. 그런 모든 바람이 […]

오늘부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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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나는 몇 해 전부터 뭔가를 쓰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쓸 수 없었쓰지 못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시작하면 물릴 수 없기 때문이었고, 남 몰래 그 뭐라도 (성심성의껏) 썼는데 아무 것도 아닌 것이 글로 남게 되면 그것은는 곧 내게 주어진 (어쩌면, 그리고 거의 확실한)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리는 셈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자체가 꽤 […]

아우라와 현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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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본질이 아닌 것에 쉽게 현혹된다. 그것도 믿어지지 않을만큼 쉽게. 정밀하게 성형된 얼굴 어떻게 벌었는 지 모르는 돈으로 구입했을 차 화려한 옷 그가 만나고 다니는 사람 무슨 일을 하는 지도 모르는 회사와 직함 무엇을 배웠는 지 모를 졸업장 나는 잘 생긴 당신의 얼굴과 최신 유행을 따르는 옷차림과 검고 큰 차와 당신이 졸업한 학교와 다니고 있는 […]

타인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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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네, 그렇습니다, 여전히. (혹시 아직도 라고 반문하신다 해도 마찬가지이겠습니다.) 그는 이상주의자이고 몽상가입니다. 세상에 오차가 전혀 없는 communication이 가능할 거라고 믿다니 말입니다. 당치도 않지요. 무신론자이고 실존주의자라는 면에서는 그는 사르트르와 비슷합니다만, 그가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내뱉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에요. 여전히, 그리고 아직도. 사람들은 타자를 ‘온전히’ incorporate하거나 introject 하지 못합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상처를 입히거나 받으면서 타자의 실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