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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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s

물리학에서 일은 힘이 가해진 방향으로 이동한 거리로 정의되지만, 회사에서 일의 정의는 좀 다르다.

w=p/t (p=performance, t=time)

즉 회사에서의 일은 성과를 시간으로 나눈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성과가 크면 클 수록 수행한 일도 비례해서 커지는 것이고, 같은 성과를 냈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면 그만큼 일은 적게 했다고 (혹은 일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성과가 없다면 일의 양도 없다.

가끔씩 일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그럴 때 종종 예시로 드는 정의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대륙에 냉장고를 파는 일(w)을 한다고 했을 때 성과(p)는 아프리카에 판매된 냉장고의 수량이라 정의할 수 있고 그  KPI 역시 국가별 판매량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냉장고를 팔기 위해 우리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 시장 조사를 위한 출장을 가고, 현지인과 인터뷰를 하고, 판매처를 알아보고, 운송 루트를 확인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일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냉장고의 판매대수는 0이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보다 빨리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하는 것이지만, 그 일은 냉장고가 판매되기 시작할 때에 비로소 성과에 포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는 냉장고 1,000대를 판매하는 데에 1개월이 걸렸고, B는 냉장고 1,000대를 판매하는 데 5개월이 걸렸다고 하자. 누가 일을 더 잘 한 것일까?

산술적으로는 A의 성과가 5배쯤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시장 개척은 장기적인 관점의 업무 수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1년이나 2년 후의 결과를 보고서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략은, 이런 단계별 업무를 잘 정의하는 것이라 볼 수 있고 그것은 좀 더 다른 영역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을 했어요’라고 말하기 전에 그것이 정말 일인지 아닌지 제대로 정의해보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길게 풀어 쓰는 까닭은 일을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주장하거나, 일을 해야 하는데 가이드나 정책, 개발 편의성 등을 운운하면서 일을 하지 않거나 혹은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다.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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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hansanseong (2017) on IMDb

내 점수: 6.5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김훈 특유의 댓구형 문장이 주는 사색과 질문들을 영상으로 제대로 담아 전달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영화를 보고나면 조선의 사대부들이 얼마나 멍청했나 정도가 떠오를 뿐이고 원작 소설이 주려했던 많은 선택과 갈등의 시간은 그리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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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eok-ui bam (2017) on IMDb

 

무너진 가족애 정도의 메세지를 담고 있지만, 영화의 재미는 잘 꼬아 놓은 서사에 있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혹시..’하는 추측이 대부분 들어맞는 상투성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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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When the Day Comes (2017) on IMDb

내 점수 : 8.5

1987년 6월.

거리에 휘날리는 직선제 호외를 받아든 내게는 ‘이제 대통령을 직접 뽑는구나’ 정도의 소회 밖에는 없었다.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두환이 왜 나쁜지, 프로야구가 어떻게 시작됐으며, 대학생들은 왜 88올림픽을 반대하는 지 하나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이후 대학에 들어가서 눈 가리고 돌아갔던 지난 역사를 다시 바라볼 줄 알게 되면서 나 역시 무수한 집회와 시위에 참가하게 되었다.

밤을 지새우며 책을 읽고 토론하던 그 때에 배우고 이야기했던 것들이 삶의 방향을 바꿔주었고 아직도 그 방향을 가늠해주고 있다.

나는 그 시절 비겁하지 않게 산 것이 자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이 세계가 나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후첨. 2018/3/19

비가 부슬부슬. 그 날이 오면을 유튭에서 찾아 듣던 중에, 문익환 선생님의 육성이 담긴 노래를 찾았다. 가슴이 먹먹하다.

그런데 우리의 그 날은 오고 있는 건가?

오히려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영미술관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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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술관에 다녀왔다. 김이환, 신영숙 부부의 이름 한글자씩을 따서 미술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untitled

기대했던 3월의 따스한 봄날은 아니었지만, 한껏 푸른 하늘과 물기 오른 나무, 여유있는 공간에 서고나니 마음은 푸근해졌다.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찾은 곳이니만큼 전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예상외로 좋은 그림들이 많았다.

가장 마음에 든 그림은 전혁림의 통영 그림들이었다. 푸른 바다 위로 따뜻한 바람이 부는 남해 바다의 느낌을 완벽하게 살렸다고 생각했고, 정말 바로 통영에 내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맘 때쯤 남해의 도다리 쑥국이 정말 최고이기도 하고.

1층, 지하, 3층, 전시관 등을 어슬렁 거리며 이런 저런 그림을 보니 잊고 있었던 여러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듯, 새로운 생각과 의욕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많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예전에는 그것들이 하면 좋은 일인줄 알았는데, 사람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little bird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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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

하루를 쉬기로 맘 먹었지만 쉬는 날을 뒹굴거리며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로 하루를 채우고 싶은 맘이 가득하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수영으로 땀을 낸 뒤 오후에는 호젓한 미술관을 들러 사진을 찍거나 사찰이나 백화점 혹은 영화관에 들러본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사람 없어 한적한 마트에 들러 신선한 과일도 사고 싶고, 펑크난 자전거 바퀴를 휘파람 불며 고치고 싶기도 하다.

친구 사무실을 불쑥 찾아가 점심을 먹고도 싶고, 햇살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 두어시간 소설책을 읽고도 싶다.

내 쉼의 정의는 언제부터 달라졌을까?

하고 싶다고 적은 것들을 살펴보니 나는 눕고 싶은게 아니라 영혼에 자유를 주고 싶은 듯 하다.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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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부끄러운 일을 했다면 다른 사람이 보지 않아도

최근 19대 대선 토론에 출마한 후보들의 이야기와 그를 둘러 싼 시민의 반응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돼지 흥분제로 강간 모의를 했던 대학생 시절을 (자랑 삼아) 떠드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 자체도 부끄러운 일이다.

토론의 기본 – 자신의 전략과 생각, 그 근거를 논리적으로 명백히 하고 상대방의 사고에 대한 긍정적인 비판-도 안 갖춰진 사람들이 모여 마치 말싸움 하듯 떠드는 장면을 전 국민이 지켜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 했던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신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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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냉장고에 가득 들어찬 각종 음료수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

제품 개발의 시대에는 전통적인 4P MIX가 마케팅의 기본이었다. Product를 잘 만들어 적당한 이윤을 붙인 Price를 책정하고 제대로 유통될만한 Place를 찾아 다양한 방법으로 Promotion하는 그것 말이다.

이제는 서비스가 제품만큼이나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그 이면에는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등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불현듯 나는 새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접근하는 것도 사실은 제품의 접근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4P의 각 요소의 비중이 제품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일단 서비스 자체에 Price를 매기는 것보다는 그 이면의 공급자와 사용자의 수익의 일부를 확보하며, Place는 실은 만족한 사용자의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Promotion은 초기 진입 시점 이외에 큰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Product.

소위 Big data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segment가 거의 무한대로 쪼개지고 있고 동시에 그 세드먼트 조차 인터넷으로 연결된 스마트폰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변화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 공급자는 서비스의 만족도를 올리는 것으로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여러가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특정한 요구가 있는 소수의 사용자라도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제품의 성공은 출발하게 된다. 다만, 그 만족이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

시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세계 각국의 같은 세그먼트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개발과 서비스 운영 비용을 생각하면 그건 또 쉽지 않다. 결국 Local에서 일정 규모의 수익이 되는 세그먼트의 서비스를 시작해야 할 텐데, 한국은 인구가 많지 않아 그런 면에서 그닥 밝지 않다.

같은 서비스라도, 중국과 한국의 성공 규모가 다른 이유는 바로 이러한 까닭이 아닐까 한다.

오래간만에 수영을 조금 했더니 어깨가 뻐근하다. 근사한 서비스의 시작도 움직여야 가능하다.

H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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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동생의 돌잔치에 갔다가 오랜만에 H형을 만났다. H형과 나도 사촌 지간이지만, 내가 H형에게 갖고 있는 친밀감은 웬만한 형제 못지 않을 것 같다.

H형은 내 유년의 기억 속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그는 내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자전거의 펑크를 수리하는 법을 알려 주었다. 참나무에서 장수벌레를 꺼내는 것도 알려주었지만 형은 내가 잠든 사이 그 장수벌레들을 몰래 풀어주곤 했다. 쓸데없는 살생이 싫었던 걸까?

대나무 끝에 철사를 동그랗게 묶어 거미줄을 훑어 매미를 잡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어떤 거미줄이 끈끈한 지, 어떤 거미줄이 끈끈하지 않은지, 철사 끝에 훑어 모은 거미줄은 어느 정도의 끈끈함을 유지해야 하는지도 알려 주었다.

너른 논에 나가 새를 쫓는 것도 알려 주었고 새총을 쏘는 것도, 원두막에서 라디오를 듣는 것도 알려 주었다. 그럴 때면 새털 구름 가득한 하늘이 얼마나 높고 푸른 지 가을 햇살이 얼마나 뜨거운 지 그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원두막에 부는 바람이 얼마나 기분 좋은 지 바람 소리에 섞인 라디오의 지글거리는 잡음이 함께 들려오는 AM 방송이 얼마나 흥겹고 정다운 지 알 수 있었다.

그에게서 나는 형의 모습을 알게 되었고, 무릇 동생들을 대할 때면 형을 떠올리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role model이었다.

H형이 물었다. 올해 몇이냐고.

주름 섞인 그의 얼굴, 이제는 대학생이 된 그의 아이들.

고맙다는 말, 언젠가는 할 수 있으려나? 아니 그냥 소주잔을 한번 부딪는 걸로 다 전해질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