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Posted 1 CommentPosted in 쓰다

자동차가 리에즈시 외곽의 리에즈 병원을 지나 발랑솔르 방향의 D6 도로로 좌회전 하자 굵은 비가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D6 도로는 차 두 대가 나란히 서면 꽉 차는 도로였지만 운전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사실 좁지 않았고 양 옆으로 펼쳐진 풀밭과 높고 낮고 넓게 펼쳐진 나무들, 그리고 옅은 주황색 벽돌담과 사잇 길 끝에 궁금한 입구를 […]

등을 내어준다는 것은

Posted 1 CommentPosted in 쓰다

호주에 몇 개월에 걸친 산불로 수억마리의 동물이 죽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2019년 9월에 발생하여 2020년 1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그 연무가 도쿄만 까지 퍼질 정도였다. 호주 전체 숲의 14%를 태웠고, 박쥐, 양서류, 곤충 등을 포함하면 12억 마리가 넘게 타 죽었다다고 한다. 캥거루나 코알라 등 호주에만 살고 있는 동물들의 피해가 매우 컸고, 특히나 불에 타 어쩔 줄 […]

글을 써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Posted Leave a commentPosted in 쓰다

내가 문학에 자꾸 눈을 돌리는 이유는, 그러니까 여전히 시나리오나 희곡, 소설, 시, 꽁트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써보려는 이유는, 내 글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마음의 깊숙한 곳에 진하게 고여있는 감정들 – 되돌리고 싶은 회한과 누가 볼까 두려운 부끄러움과 수치,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거칠고 뜨거운 욕망 […]

Posted Leave a commentPosted in 쓰다

초겨울인듯 두툼한 외투를 입고 서너명이 무리를 지어 어디론가 한참 걸어가고 있었다. 뒤쪽에 몇명의 일행이 더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앞에 덩치 큰 남자가 휘파람을 불며 휘적휘적 우리를 이끌었는데 그는 쪼리 슬리퍼를 신은 채였다.  내 옆에 나란히 걷던 금발의 여자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였지만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는 하얀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 러브스토리에서 이런 모자를 쓴 장면이 […]

2016년 11월 30일 새벽 1시 51분

Posted Leave a commentPosted in 쓰다

몇 개의 ‘도’음을 건너 뛴 피아노의 울림처럼 시간이 퉁명스럽게 흘러가 버렸다. 내 일상의 모든 일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에 태어난 아이가 갑자기 11살이 된 것은 아닐까? 험상궂은 표정으로 내 배를 지나는 여러 수술 자국도 실은 바로 어제 밤에 생긴 것은 아닐까? 내일이 되면 주름 가득한 백발 노인이 되어  일주일이 지나면 손주를 품에 안고 […]

봄비

Posted Leave a commentPosted in 쓰다

자우림의 새로운 멤버가 되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어디인지 모를 크고 너른 도로에 있는 무대로 나가고 있었다. 신기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고, 그보다 더 신기한 건 지난 번 꿈과 연결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껏 기분이 좋아져 눈을 뜨니 창 밖에서는 봄 비가 내리고 있었다. 보라색은 아니지만.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Posted Leave a commentPosted in 쓰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툭. 거미줄이 끊겨 나가듯, 삶과 세상을 연결하는 끈이 끊어 질 수도 있다. 내가 처음 이 펜을 발견한 때가 바로 그런 시간이었다. 나뭇잎의 색이 연두빛을 띄다가 어느 새 짙푸른 녹색이 되었다가 곧 울긋 불긋 단풍이 들고나서는 서둘러 지곤 했다. 몇 해의 시간동안 바뀌는 것이라고는 나뭇잎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지루하고 지쳤고, […]

습작

Posted Leave a commentPosted in 쓰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몸이 아픈 탓이었다. 글을 통해 스며 나오게 될 질병의 찌꺼기, 통증과 우울한 일상과 뒤틀린 내면 따위를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이기 싫었다. 일 년이 지났고 여전히 아프지만 이렇게 시간이 더 지나면 머리와 손이 돌처럼 굳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보기로 했다. 마치 재활훈련을 시작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