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이베이-지마켓, 초거대 온라인 쇼핑몰의 영향

아래의 글은 2010년 2월 쇼핑몰 뉴스기고한 글입니다.

이베이-지마켓, 초거대 온라인 쇼핑몰의 영향

2009년 한국 전자상거래 뉴스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 건이다. 2009년 4월 16일, 이베이는 약 1조 6천억 원의 이라는 거금을 들여 지마켓을 인수했으며 이는 인터넷 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였다. 또한 옥션과 지마켓은 한국의 B2C 쇼핑몰 거래액의 37%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나 오픈 마켓 분야에서는 거래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초거대 쇼핑몰이기 때문에 그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가 있었다. 이 글에서는 이베이의 지마켓 합병 이후 독과점에 대한 우려를 돌아보고 또한 2010년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 지 전망해 볼 것이다.
먼저 짚어볼 문제는 인수 이후 독과점의 폐해에 대한 부분이다. 두 회사의 인수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가장 큰 논란이 거대 채널의 통합에 따른 독과점에 대한 폐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표면적으로 드러난 폐해는 없으나 점점 악영향이 증가될 것이다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오픈 마켓 사이트들의 거래액 변화를 보자.

지마켓의 2009년 연간 거래액은 약 3.5조원/성장률은 15% 내외로 추정되며, 옥션의 연간 거래액은 약 3조원/성장률 20% 내외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3위 업체인 11번가의 2009년 거래액은 1.7조원으로 추정되며 전년대비 성장률이 무료 300%가 넘는다.[1] 물론 11번가는 이러한 거래액 증가를 위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썼다.
거래액 성장률을 보면 이베이-지마켓의 인수/합병에도 불구하고 3위인 11번가의 선전이 매우 돋보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11번가의 거래 규모가 작은 것을 감안하면 섣불리 단정하기는 이르다. 1억을 10억으로 만드는 것과 100억을 1,000억으로 만드는 일은 그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9년 합병 이후 이베이-지마켓 양사는 내부 조직을 효율적으로 통합/정비하는 해였기 때문에 대외적인 정책 변화 및 전략 수정은 다소 버겁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결정적으로 공정위가 인수를 승인하면서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등의 인상에 제동을 걸어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 6월까지 이베이는 향후 3년간 판매 수수료율 인상을 할 수 없으며, 등록수수료와 경매 방식을 제외한 광고수수료 단가 인상을 소비자물가인상률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독과점에 대한 폐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9년 10월 11번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베이가 시장지배적 권한 남용 및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신고했으며 12월에는 이베이의 존 도나호 회장에게 공정 경쟁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다는 것은 시장의 정책을 만들고 운용하는 힘을 갖는다는 것이다. 특히나 오픈 마켓은 판매량이 많은 업체에 보다 많은 판매자들이 들어오고 또한 그러한 판매자들의 경쟁으로 더 낮은 가격과 추가적인 판매가 일어나는 구조이다 보니 후발 주자들이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갖기가 힘든 구조이다.
11번가가 선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익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그다지 좋은 구조는 아닐 것이며 이는 앰플과 GS이스토어가 겪었던 후발 주자의 고충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뜻이다. 물론, SK텔레콤의 모바일 기반 연계 서비스가 현재보다 강화된다면 11번가는 현재와는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오픈 마켓의 근원적인 경쟁력이 가격임을 생각해보면 11번가 및 그 외 신규 후발 주자의 안정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개별의 판매자들에게 가해지는 압박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베이-지마켓이 하나의 회사가 된 이후 판매자들은 더 이상 다른 판매 채널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11번가의 매출 규모가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면 판매자들은 이베이-지마켓을 놓을 수 없을 텐데 판매자들간의 가격 경쟁과 더불어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의 정책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판매자들에 대한 압박은 2-3년 후에는 소비자들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당장 3년 후인 2012년만 해도 이베이-지마켓이 현재의 수수료 정책을 고수할 이유는 없다. 채널 전체의 수수료/광고비 인상은 판매 단가의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며 그것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Bay Auction Gmarket
두번째로 살펴볼 수 있는 이베이-지마켓이 한국의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 끼치는 영향이다.
인수 시에도 여러 번 언급되었지만 이베이가 지마켓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베이의 플랫폼과 지마켓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진출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일단 한국을 거점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일단 이베이-지마켓에서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은 광고 사업이다. 이미 지마켓은 수익의 40%가 광고를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그 트래픽 역시 웬만한 포털 못지 않다.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특성상 그 어느 사이트보다도 상세한 웹 로그를 얻어낼 수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구글의 애드센스처럼 특별한 요구에 따른 추천 정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베이-지마켓의 상호 연계된 플랫폼에서 발생되는 브랜드 추이, 제품 판매량, 트렌드 등의 정보는 곧 한국의 현황과 그대로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이베이-지마켓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는 것 외에 사업 분야에 대한 트렌드를 얻을 수도 있고 각 개인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른 추가 제품 정보 및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경간 거래 (Cross Border Trading, 이하 CBT)이다. 2010년 현재에도 CBR가 제대로 이뤄지는 나라와 플랫폼이 없으며[2] 향후 FTA의 확대와 Mobile Device의 발전을 통해 조만간 전자상거래는 국경을 초월해 발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많은 시행 착오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그런 사업이 벌어지는 자체로도 한국의 IT, 특히나 전자상거래는 또 한번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자국의 우수한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차원적인 무역 외에 예를 들자면, 한국의 판매인이 인도의 수공품을 노르웨이에 판매하고 중간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새로운 전자상거래 수익모델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을 필두로 이런 사업에 대한 구상과 시스템의 설계, 운용 단계 등이 정교화되면 전 세계를 엮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에 한발자국 앞서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일본-대만-중국을 엮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한다면, 얼핏 생각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각기 다른 언어, 상품 등록, 환율에 따른 각국의 판매 가격 조정 및 정산, 배송, 각 주문 단계에서의 동기화 작업 등등.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인력과 시스템이 필요함을 의미하고 그것은 곧 신규 사업 기회가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한 것이다.
흔히 위기(危機)라는 단어에는 이미 기회가 포함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거대 쇼핑몰의 탄생이 위기일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의 도표를 보자. 2010년은 인터넷 쇼핑몰의 거래액이 백화점의 거래액을 추월하는 첫 해이기도 하다.

관련 글  이베이, 리워드 프로그램 베타를 시작하다


그림 2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의 거래액 추이 (출처 : 통계청, 롯데백화점 유통산업 연구소) 단, 2010년은 추정치임


[1] 각 업체별 거래액은 업계 추정치 및 내부자료로 다소 편차가 있음.
[2] EU, USA-Canada 등의 언어/지역적 장벽이 덜한 경우는 제외한다.

“이베이-지마켓, 초거대 온라인 쇼핑몰의 영향”의 7개의 댓글

  1. 핑백: it's HYPER REAL+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