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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 (5/10)

  • yoda 

박진감 넘치는 오토바이 추격씬. 🙂

‘남자영화’를 만들겠다, ‘똥개’에 대한 곽경택 감독의 얘기가 기억난다.
‘남자 영화’라는 표현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자.

남자 영화는 남자가 보는 영화인가. 남자영화는 남자와 관련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있나. 남자영화는(이런 대칭구조가 있다면) 여자영화와는 어떻게 다른가. 혹은 일반영화와는 어떻게 다른가.

대체 남자영화는 무엇인가?
친구에 이어서 똥개.
두 영화는 공통적으로 무뚝뚝한 경상도 사투리로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추억이라고 부르기에는 웬지 씁쓸해지는 멀지 않은 과거들을, 묘한 향수를 담은 톤으로 말이다.
곽감독은 남자들의 얘기는 지난 과거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기우일 수도 있겠으나,

통상 ‘남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비약하자면, 그래서 여자들은 잘 알 수 없고, 잘 알 수 없어도 별 상관 없는-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것이 어쩌면 한국사회를 뒤덮고 있는 그 끈적한 남성성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고,
만약에 그렇다면 이 영화는 매우 위험해 보인다.

유치장에서 밤새 치고받는 유약한 육체의 두 남자,
실상 ‘남자’ 이야기라는 것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허술하고 치졸한 것이지만,
그것이 권위와 이데올로기의 탈을 쓰는 순간, 범접 불가능한 신성한 권력을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근대는,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사회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다음의 감정들이 섞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향수와 추억과 회한, 그리고 분노.

아직도 박정희가 가장 기억에 남는, 혹은 뛰어난 지도자라고 투표결과가 나올 때마다 어이 없어진다.
마찬가지로 곽경택 감독의 시선이,
조금만 더 앞을 향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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