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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거의 전면적인 유료화 – 데이터를 담보로 한 클라우드의 협박

  • yoda 

처음엔 ‘마침내 플리커가 유료화를 시작하는가 보다’ 정도로 생각했다.

관련 글. smugmug, flickr 인수하다

잔달라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업로드하다가 발견한 주의사항을 읽으면서 말이다.

2018-12-25 00 15 24

그런데 12월 17일에 올린 공지 사항(https://goo.gl/1MTHa9)을 읽어보니, 이건 거의 협박에 가깝다.

Important dates
January 8, 2019: Free accounts will be limited to 1,000 photos and videos. Free accounts with more than 1,000 items will no longer be able to upload new photos or videos.

February 4, 2019: Any items over the 1,000-upload limit will be at risk of deletion, starting with the oldest of the items. Photos licensed through Creative Commons before November 1, 2018 will not be deleted, even for accounts over the 1,000 limit.

  1. 공지를 올린 날짜가 12월 17일, 유료화 적용 시점이 2019년 1월 8일이다. 미국의 크리스마스 휴가와 연말 휴가를감안하면 이 일정은 터무니없이 촉박하다.
  2. 2가지의 중요한 변화 ‘1,000장 이상의 사진을 가진 사용자는 2019년 1월 9일부터 추가 업로드를 할 수 없고, 2월 4일부터는 1000장 이상의 사진/영상이 오래된 순서로 지워질 수 있다, CC 라이선스를 제외하고’

년에 60불이니까 한화로 6만원 ~ 7만원 정도의 비용.

내 경우 10년 이상된 사진, 1만장 이상이 원본 그대로 보관되어 있으니 충분히 지불할 만한 비용이라 생각하지만, 이런 조급하고 위협적인 방식을 보니 그럴 마음이 싹 가신다.

CC 라이런스로 공개하기 싫은 가족들의 민낯과 연습용 사진들은 모두 어쩔 것이며, 백업이나 다운로드의 방법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으면서 모두 지워질 것이라 협박하는 것도 아주 불쾌하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글이나 사진, 영상 자료를 클라우드 서비스에 보관하는데, 이 언제 어디서나의 편리함뒷면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유출, 비용 증가, 링크, 무엇보다도 서비스의 장애, 사고로 인한 영구적인 손실까지.

고민이다.

플리커 서비스에 올라간 나의 사진은 모두 어떻게 처리할까? 그리고 십년 넘게 가장 좋은 서비스였던 플리커의 배신은?

관련 글  차별에 관하여

해외에서 어떻게 보고 있을 지 구글링을 해보니 커뮤니티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

    • 많은 블로그와 포럼의 이미지 링크가 깨져 정보의 손실이 대량 발생할테고, 특히 도서관과 NGO의 의미있는 사진들 역시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 유료화는 괜찮지만 좀 더 적은 비용에 적은 용량의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
    • RIP flickr. i dont think that it will survive.
    • Smugmug의 Less cost and more value 정책에 따른다고 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몇년 전 스머그머그와 일을 했었는데, 플리커 인수 소식을 듣고 이렇게 될 것을 예견했다고.

PS. 이 포스트를 쓰고 얼마 후에 나는 플리커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앨범 단위로 다운로드를 받고, 앨범에 없는 항목들은 organizer를 이용하여 하나의 앨범으로 묶은 후 모두 다운로드 받았다. 

현재는 모든 원본 화일들이 PC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있다. 그리고 공유와 감상의 목적으로는 구글 포토를 쓰기로 했다. 그간 플리커에 저장해 둔 태깅과 앨범,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이 아쉽지만 할 수 없다. 

덧. 2019/01/13

습관적으로 들어간 플리커에서 빨간 상자의 경고가 왔다. 그동안 플리커가 사진 서비스로 괜찮은(혹은 거의 유일한)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주제와 지역, 흑백과 칼라, 나이, 태그 등 참으로 다양한 커뮤니티가 활동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로부의 피드백, 덧글과 좋아요 뿐만 아니라 각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했던 각종 이벤트가 사진 찍는 재미를 더해주고,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많은 사진이 삭제되면서 활동하는 사용자가 현격히 줄 것이고  플리커는 아마 단순 저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 것이다. 이 일련의 흐름은 건 괜찮은 사진 서비스를 인수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과 다름 없다. 앞으로 (smugmug의)플리커는 가격 대비 저장 용량이나 유/무선 환경에서의 접근성 같은 클라우드 기능으로 다른 서비스들과 경쟁해야 할텐데, 글쎄, 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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